제가 필리핀에 처음 정착한 건 2022년 말입니다. 세부에서 언어연수를 시작으로 현재는 마닐라 외곽에서 장기 거주 중입니다. 처음에는 ‘필리핀 물가가 싸다’는 말을 믿고 왔지만, 막상 장을 보기 시작하면서부터 생각이 달라졌죠.
2025년이 된 지금, 저는 장보기를 통해 필리핀 경제를 매일 체감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제가 실제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필리핀 마트에서 장 본 체감 가격, 생활비 변화, 그리고 지갑을 덜 아프게 만드는 소비 전략을 경험 기반으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물가상승 – 2025년, 체감상 필리핀도 비싸졌습니다
2023년 처음 장을 볼 때, 계란 한 판이 170페소였고, 쌀 5kg이 240페소였습니다. 지금은?
계란 30개 한 판이 225페소, 쌀 5kg은 평균 300페소 수준입니다. 단순히 가격만 보면 한국보다 싸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임금 수준을 고려하면 현지인들도 충분히 부담스러워하는 수준입니다.
제가 주로 이용하는 마트는 로빈슨스, SM 슈퍼, 퓨어골드, 그리고 가끔은 **현지 시장(Palengke)**입니다.
아래는 제가 2025년 6월 기준으로 마닐라 로빈슨스에서 구매한 물품 가격입니다:
쌀 | 5kg | 240 PHP | 300 PHP |
계란 | 30개 | 170 PHP | 225 PHP |
돼지고기(삼겹) | 1kg | 280 PHP | 320 PHP |
우유 | 1L | 95 PHP | 118 PHP |
양파 | 1kg | 80 PHP | 110 PHP |
사과(수입) | 1kg | 130 PHP | 160 PHP |
생수 | 6L | 60 PHP | 70 PHP |
특히 수입품은 환율 영향으로 가격이 거의 20% 이상 상승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산 김 10장짜리 1봉지가 2023년에는 90페소였는데, 지금은 130페소를 넘기도 합니다.
필리핀에 살면서 ‘외국 브랜드 고집하면 생활비는 끝도 없다’는 걸 절실히 느꼈습니다.
생활비 변화 – 2025년 1인 생활비 체감은 얼마?
저는 혼자 사는 30대 프리랜서입니다. 외식보다는 직접 요리하는 걸 선호해서 마트 장보기가 한 달 생활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주간 장보기 루틴 (클락 기준)
- 월요일: 퓨어골드에서 쌀·고기·음료 구매
- 수요일: 시장(Palengke)에서 채소·달걀 구매
- 일요일: 로빈슨스 행사 상품 챙기기
한 주 기준 장보기 예산은 **1,300~1,600페소(한화 약 3만 3천원) 입니다.
이를 월 단위로 환산하면 5,500~6,500페소(약 14만원~17만원) 수준입니다.6,500페소(약 14만~17만 원) 수준입니다.
특히 2025년 들어 과일 가격이 확 뛰었고, 과자, 가공식품, 커피 같은 간식류도 전반적으로 가격이 올랐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산 과자 대신 필리핀 로컬 브랜드 Oishi, Jack & Jill 제품 위주로 바꾸었고, 커피도 스타벅스 대신 3in1 믹스를 씁니다.
✅ 장보기 평균 예산 예시 (주간, 1인 기준)
쌀 | 2kg | 120 |
계란 | 1판 | 225 |
채소 모음 | 1세트 | 200 |
과일 (사과·바나나) | 1.5kg | 240 |
고기 (돼지/닭) | 1kg | 300 |
생수 | 6L | 70 |
우유 | 1L | 118 |
즉석식품·조미료 | 1세트 | 200 |
합계 | 1,473 PHP |
정리하면, 3일에 한 번 장을 보면 주당 1,500페소 내외, 월 평균 6,000페소 이상 지출된다고 보면 됩니다. 외식까지 포함하면 평균 월 9,000~10,000페소는 충분히 나옵니다.
장보기 전략 – 저만의 절약법 공개합니다
물가가 오를수록 중요한 건 ‘장보는 요령’입니다. 저는 아래 기준을 철저히 지킵니다:
✔ 마트별 전략
- 퓨어골드: 대량 할인, 로컬 브랜드 위주 → 고기·생수·라면
- 로빈슨스: 1+1, 행사 상품 다양 → 우유, 음료, 간식
- SM 슈퍼: 깔끔하지만 가격 비쌈 → 가끔 필요한 특수품만
- 시장(Palengke): 채소·과일·달걀 무조건 여기서
✔ 브랜드 바꾸기
- 맥심 커피믹스 → Kopiko 3in1
- 농심 신라면 → Lucky Me or Samyang 1개짜리
- 해태 감자칩 → Oishi or Piattos
✔ 팁 3가지
- 마트 방문 요일 고정하기 → 행사일 확인
- 수입품 대체 가능 품목 체크
- 현지인 따라가기 → 시장에서 흥정도 배우게 됨
예를 들어, 마닐라의 Cash & Carry 슈퍼나 클락의 Duty Free 마트는 주말마다 수입품 세일을 합니다. 이때 베이컨, 요거트, 시리얼 같은 고가 품목을 30% 이상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습니다.
✅ 필리핀 현지인 친구가 알려준 꿀팁
“마트에서 야채 사는 건 호갱이지! 무조건 시장가야지. 오후 4시 이후에 가면 더 싸게 준다. 바기오산 채소는 더 신선하고 싸.”
이 말 이후로 저는 시장 장보기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직접 요리도 하면서, 물가 상승에 맞서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결론: 필리핀도 더 이상 ‘물가 천국’은 아니다]
2025년 현재 필리핀의 마트 물가는 3년 전보다 확실히 올랐습니다.
수입품, 고기, 유제품 중심으로 상승폭이 컸고, 필리핀 현지인도 **“이젠 무조건 시장 가야 산다”**는 말을 할 정도로 체감 물가가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살 수 없을 정도는 아닙니다.
로컬 브랜드 이용, 시장과 마트 혼합 사용, 행사 시기 활용 등 전략을 짜면 충분히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합니다.
“필리핀은 더 이상 싸지 않다. 하지만 아는 만큼 아낀다.”
필리핀 장보기는 이제 단순 소비가 아닌 정보와 감각이 필요한 경제활동이 되었습니다. 필리핀에 오래 살 계획이라면, 지금부터라도 자신만의 소비 루틴을 만들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