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말 저는 은퇴 후 거주지를 고민하다가 필리핀 세부로 장기체류를 결정했습니다. 생각보다 복잡했던 아파트 장기렌트 과정과, 매물마다 천차만별이었던 시세를 직접 겪으면서 이 정보를 꼭 공유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본 글은 제가 2025년 초 기준으로 필리핀에서 실제 거주하며 체험한 아파트 장기렌트 시세를 중심으로, 지역별 평균 가격, 계약 시 유의점, 실제 사례까지 정리한 가이드입니다. 필리핀 장기체류 또는 은퇴, 워케이션, 유학을 준비하는 분들께 꼭 필요한 정보가 되길 바랍니다.
마닐라, 세부, 클락 등 주요 도시 시세 비교
제가 필리핀에 거주하면서 가장 먼저 느낀 점은 도시마다 렌트 시세 차이가 극명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마닐라와 세부는 인프라가 잘 갖춰진 만큼 시세가 높았고, 클락이나 다바오는 상대적으로 저렴했습니다.
마닐라(마카티) | ₱25,000~₱40,000 | ₱35,000~₱60,000 | ₱60,000~₱120,000 |
세부(IT파크) | ₱20,000~₱35,000 | ₱30,000~₱45,000 | ₱45,000~₱80,000 |
클락(앙헬레스) | ₱15,000~₱25,000 | ₱25,000~₱35,000 | ₱40,000~₱60,000 |
다바오 | ₱10,000~₱20,000 | ₱18,000~₱28,000 | ₱30,000~₱50,000 |
참고 환율 (2025년 6월 기준): ₱1 = 약 25.4원
→ 마카티 원룸 렌트비는 약 63만~100만원 사이입니다.
제가 실제로 렌트한 아파트는 세부 IT파크 내 1베드룸 콘도였으며, 월 ₱35,000(약 89만원)에 계약했습니다. 가구, 에어컨, 세탁기, TV, 인터넷 포함 옵션이었고, 시설은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IT파크는 24시간 경비와 치안이 좋아 외국인에게 매우 인기가 높습니다.
렌트 조건, 계약 방식, 중개 수수료 실제 경험담
처음 필리핀 렌트를 알아볼 때 혼란스러웠던 것은 **월세(Monthly Rent)**와 연세(Yearly Lease) 조건이 혼재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지역과 집주인에 따라 월세 선납 6개월~1년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고, 보증금은 일반적으로 2개월치를 요구받았습니다.
필리핀 렌트 계약 시 일반적인 조건:
- 보증금: 2개월치 (Deposit)
- 선불금: 1개월치 (Advance)
- 계약 기간: 최소 6개월~1년
- 중개 수수료: 없음 (보통 집주인이 부담)
저는 현지 부동산 중개업체와 카카오톡으로 상담하며 진행했는데, 공식 중개업체는 중개료를 받지 않으며, 계약서도 영문으로 작성해줘서 비교적 수월했습니다. 단, 반드시 **등록된 부동산 중개사(Licensed Broker)**와 진행해야 사기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제가 겪은 에피소드 중 하나는, 중개인이 사진보다 훨씬 낡은 유닛을 보여줘서 계약을 포기한 일이었습니다. 이후 직접 현장 확인 후 계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특히 인터넷 상에는 너무 좋게만 포장된 매물이 많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현지 지인 또는 한인 커뮤니티 추천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장기렌트 유의사항과 체류 목적별 추천 지역
장기 렌트를 계획하신다면, 단순히 가격만 볼 것이 아니라 체류 목적에 맞는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는 제가 현지에서 만나본 다양한 체류자들의 목적별 렌트 전략입니다:
① 은퇴자
- 추천 지역: 마카티, 바기오, 다바오
- 이유: 치안, 병원 접근성, 조용한 환경
- TIP: 은퇴비자(SRRV) 보유 시 장기 렌트 우대
② 원격 근무/워케이션족
- 추천 지역: 세부 IT파크, 보니파시오 글로벌시티(BGC)
- 이유: 안정적인 인터넷, 카페 많음, 외국인 밀집
- TIP: 콘도형 오피스텔 다수, 인터넷 포함 계약 필수
③ 유학생/어학연수생
- 추천 지역: 클락, 일로일로, 세부 중심부
- 이유: 어학원 밀집, 생활비 저렴
- TIP: 셰어하우스 옵션 다수, 월 ₱10,000 이하도 가능
또한 외국인이기 때문에, 월세를 페소가 아닌 달러로 요구하거나 과도한 계약 조건을 제시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저는 처음 계약 시 계약서에 명확히 '월세는 고정 금액이며 환율과 무관함'을 명시하도록 했습니다.
실제 현지에서 1년 이상 체류한 제 경험으로는, 1년 이상 체류 시에는 월세보다는 연세 계약이 저렴하고, 추가 할인도 가능했습니다. 실제로 저는 12개월 계약 시, 월 ₱35,000에서 ₱30,000으로 할인된 가격으로 재계약했습니다.
결론: 가격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장 확인’
2025년 현재, 필리핀의 아파트 장기렌트 시장은 예전보다 더 정돈된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다만 렌트 시세는 여전히 집주인 재량에 의존하는 부분이 크고, 공식적 가격 기준이 존재하지 않아 반드시 사전 조사가 필요합니다.
저는 마카티와 세부를 실제로 둘러본 후 세부를 선택했고,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운 체류를 하고 있습니다.
렌트비는 단순히 숫자만 보지 마시고, 지역의 치안, 시설, 교통, 커뮤니티를 함께 고려해야 후회 없는 선택이 됩니다.
혹시 필리핀 장기체류나 은퇴, 워케이션을 고려하신다면, 이 글이 구체적인 예산 계획과 지역 선택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