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필리핀에 도착했을 때 가장 막막했던 건 의외로 ‘어떤 통신사를 써야 할까’ 하는 문제였습니다. 대부분 공항에서 유심을 사거나, 현지 편의점에서 충전 카드를 구입하곤 하는데, 어떤 회사가 더 좋고 요금제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모르면 불필요한 돈을 쓰기 쉬웠습니다. 2024년 말부터 2025년 초까지 약 6개월 동안 필리핀을 여행하고 체류하며 Globe와 Smart 두 통신사를 번갈아 써본 경험을 토대로 요금제 구성과 사용 편의성, 지역별 통신 품질까지 비교해드리겠습니다.
Globe 사용 후기 – 빠른 데이터와 편리한 앱 연동이 장점
제가 처음으로 사용한 통신사는 Globe였습니다. 마닐라 공항 입국장에서 바로 유심을 구입할 수 있었고, 직원이 직접 등록까지 도와줬습니다. ‘Go+ 99’ 요금제를 추천받았는데, 99페소(약 2,400원)로 유튜브, 넷플릭스 데이터까지 포함된 8GB 플랜이었습니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카카오톡, 구글맵, 유튜브 스트리밍 모두 끊김 없이 작동했죠. 마닐라 시내는 5G 커버리지가 꽤 잘 잡혀서 인터넷 속도도 꽤 빠른 편이었습니다.
또 하나 좋았던 건 GCash라는 앱과 연동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앱을 통해 요금제 등록은 물론이고, 필리핀 내 모바일 결제도 가능했습니다. 택시를 타거나 편의점에서 물건을 살 때 GCash로 결제하면 번거로운 현금 사용 없이 간편하게 해결되니 체류하면서 정말 유용하게 썼습니다. Globe는 충전 카드도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지방 도시에서도 불편함 없이 요금제 충전이 가능했죠.
하지만 아쉬웠던 점도 있었습니다. 제가 팔라완과 보홀 같은 지방섬으로 이동했을 때, LTE 신호가 자주 끊기고, 속도도 3G 수준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어요. 특히 한적한 지역에서는 ‘No Service’로 뜨는 경우도 종종 있었고요. 마닐라, 세부, 다바오 같은 대도시 위주로 이동하는 분들에겐 Globe가 최적이지만, 지방 섬이나 시골 지역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조금 고민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Smart 사용 후기 – 안정적인 커버리지와 지방에서도 강한 통신 품질
글로브의 지방 통신 품질에 약간 실망한 뒤, 저는 두 번째로 Smart 유심을 구매해 봤습니다. 세부 시티의 SM몰 내 Smart 매장에서 유심을 구입했고, 직원이 직접 스마트폰에 장착하고 ‘GIGA Video 99’ 요금제로 등록까지 도와주었습니다. 가격은 마찬가지로 99페소였는데, 스트리밍 데이터와 SNS 데이터가 분리되어 제공된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Smart는 정말 ‘전국 커버리지’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였습니다. 특히 제가 방문한 팔라완, 바기오, 일로일로 지역에서도 신호가 끊기는 일이 거의 없었고, 유튜브 영상도 중간 버퍼링 없이 잘 재생됐습니다. 심지어 해변 근처에서도 LTE 속도가 꽤 괜찮았어요. 저처럼 여행 중에도 화상통화나 유튜브 업로드 같은 무거운 데이터를 쓰는 사람에게는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하나 마음에 들었던 건 PayMaya 앱을 통한 충전 및 요금제 관리 기능이었습니다. Globe의 GCash에 비해 UI는 조금 투박하지만, 기능적으로는 큰 차이 없고 외국인 등록도 비교적 쉬웠습니다. 무엇보다도 스마트는 통화 품질이 뛰어나서, 현지 은행이나 병원에 전화할 때 상대방 음성이 또렷하게 들려 신뢰가 갔습니다.
다만 단점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유심카드를 파는 곳이 Globe보다 적고, 요금제 등록도 간혹 *123#과 같은 코드 방식으로 해야 할 때가 있어 초보자에게 다소 불편할 수 있겠더라고요. 물론 매장에 들러 해결하면 되긴 하지만, 현지 언어가 서툰 사람이라면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최종 비교 – 여행자와 장기 거주자, 상황에 따라 선택하세요
두 통신사를 약 3개월씩 번갈아 써보면서 느낀 점은, 단기 여행자라면 Globe가 편리하고 앱 사용성이 좋으며, 대도시 위주로 다닌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GCash와의 연동이 매우 유용해서, 여러 결제를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Globe의 요금제 종류도 다양해, 원하는 데이터양과 가격에 맞춰 유연하게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죠.
반면 지방이나 섬 위주의 여행을 하거나, 안정적인 데이터와 통화를 중요하게 여기는 장기 거주자나 유학생이라면 Smart가 더 적합하다고 느꼈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유학생들이 Smart를 사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겠지요. 통화 음질이 좋고, 지방에서도 LTE가 잘 잡히는 점은 큰 장점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추천을 하자면, 처음 1~2주간은 Globe를 사용해보고, 만족스럽지 않으면 Smart로 갈아타는 방식도 나쁘지 않습니다. 요즘은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듀얼 유심이나 eSIM을 지원하기 때문에, 두 통신사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요금제는 대부분 주간 또는 7일 단위로 설정되니, 필요할 때만 충전해서 쓰면 부담도 적습니다.
결론: 요약 및 Call to Action
결론적으로 2025년 기준, 필리핀의 두 대표 통신사 Globe와 Smart는 각각 뚜렷한 장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마닐라 등 대도시 중심의 체류와 간편한 모바일 결제를 원한다면 Globe, 전국 어디서나 안정적인 데이터와 통화를 중요시한다면 Smart가 더 적합합니다. 저처럼 직접 두 유심을 번갈아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니, 체류 목적과 지역에 맞게 현명하게 선택해보시기 바랍니다. 여행 전 미리 유심을 준비해두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